'강원의 딸' 임희정, 고향땅에서 22개월만에 우승 물꼬 트다

입력 2021-08-22 18:21   수정 2021-08-22 18:50


'사막여우' 임희정(21)이 자신의 고향인 강원도에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통산 4승을 일궈냈다. 생애 첫 승을 올렸던 대회에서 타이틀 방어와 함께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임희정은 22일 강원도 정선 하이원리조트CC(파72·6511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국민쉼터 하이원 리조트 여자오픈(총상금 8억원)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에 보기 1개로 4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로 박민지(23), 오지현(25) 등 공동 2위 그룹을 1타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임희정이 1년 10개월간 끊겨있던 우승의 물꼬를 다시 튼 순간이다.
◆'수퍼루키'의 성장통
임희정은 2019년 KLPGA 투어를 주름잡은 '화려한 루키'였다. 그해 8월 하이원리조트 여자 오픈에서 첫 승을 시작으로 데뷔 첫해에만 3승을 올렸다. 데뷔 동기이자 동갑내기 박현경(21), 조아연(21)과 '황금세대'로 불리며 KLPGA의 전성기를 이끌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우승이 뚝 끊겼다. 기량이 떨어진 것은 아니었다. 지난해 평균타수 6위에 올랐고 우승 없이도 상금랭킹 8위, 대상 포인트 5위에 올랐다. 송곳같은 아이언 샷으로 그린 적중률 5위에 올랐고 퍼팅도 정상급이었다. 유독 우승운만 따르지 않았던 셈이다.

올해 시즌을 앞두고 임희정은 승부수를 던졌다. 최형규 스윙코치와 함께 스윙을 새로 다잡았다. 백스윙을 할 때 머리가 오른쪽으로 움직이는 좋지 않은 습관을 고치기 위해서다. 임희정은 "루키때 갖고 있던 스윙으로도 좋은 성적을 냈지만 좀 더 발전하고 싶었고 골프를 오래치고 싶어 변화를 감내했다"고 설명했다.

올 상반기, 새 스윙에 적응하면서도 임희정은 꾸준한 경기력을 보였다. 16개 대회를 한번도 거르지 않으면서도 컷 탈락이나 중도 기권을 한번도 하지 않았다.
◆27개홀 강행군에도 집중력 발휘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은 그가 활약을 다짐했던 하반기의 두번째 대회이자, 생애 첫 승을 만들어낸 곳이다. 특히 그가 자란 강원도 태백시와 지척이다. 지역에서도 그를 열렬하게 응원했다. 대회장 입구에는 임희정을 응원하는 플래카드가 20개 넘게 빼곡히 걸렸다.

임희정은 1라운드에서 선두와 2타 차이 공동3위로 좋은 시작을 알렸다. 대회 최종일인 22일 임희정은 27개 홀을 돌았다. 전날 폭우로 대회가 중단되면서 새벽부터 잔여경기를 치러야했기 때문이다. 강행군 속에서도 집중력을 놓치지 않았다. 잔여경기에서 버디 3개, 보기 1개로 2타를 줄인데 이어 경기 전반에 또다시 2타를 줄이며 선두 이가영(22)을 바짝 추격했다.

확실한 승기를 잡은 것은 13번홀(파4)에서다. 중간합계 10언더파로 박민지, 오지현, 이가영 등과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던 상황. 임희정이 5m 거리에서 보낸 버디 퍼트가 깔끔하게 홀 안으로 들어가면서 11언더파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그는 마지막까지 1타 차이를 지켜냈고, 그를 추격하던 박민지와 오지현, 이가영 등은 끝내 버디를 추가하지 못했다.

우승이 확정되자 임희정의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 그는 "첫해 3승 후 우승하는데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처음 우승했던 곳에서 다시 우승하게 되어 기쁘다"며 "지난해 안일하게 생각한 부분도 있었는데 올해 마음을 다잡고 열심히 노력하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번 우승으로 임희정은 스윙 변화를 택한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수퍼루키'에서 확고부동한 '강자'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그는 "오랜 기간 우승하지 못한 스트레스 탓에 원형탈모증에 시달렸는데, 이제 우승했으니 머리카락이 다시 날 것 같다"며 웃었다

루키 김재희(20)는 이날 공동2위로 데뷔 이후 최고 성적을 기록하며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3라운드까지 선두를 지켰던 이가영은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더블보기를 범하면서 6위(8언더파 280타)에 그쳤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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